나의 기록은 즉흥과 직관을 기반으로 한 순간의 움직임이다. 빈 화면 속 붓의 터치가 시작되고 끝나는 시점까지, 물이 흐르고 시간이 지나듯 자연스레 그 안은 대담하지만 작고 다정한 터치들이 겹겹이 쌓여간다. 어릴 적 양배추 인형 게임을 하며 본게임보다 캐릭터의 머리와 옷을 고르던 시간을 더 좋아했다. 그 기억은 현재, 각각의 피규어에 즉흥적으로 다른 색을 입히는 행위로 이어진다. 그저 고르고 칠하는 단순한 과정이지만, 그 안에 담긴 선택은 내 감각의 일부이자 작은 놀이이다. 순간을 모아 만든 완성 안에는 넘치는 해학과 천진함이 귀여운 콧노래처럼 자연스럽게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