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결’을 하나의 조형 언어로 꾸준히 탐구하고 있다.
"Orbit"은 고리라는 최소 단위가 정교하게 연결되어 구조를 이루고, 그 구조가 곧 조형이 되는 과정을 담아낸 작업이다.

이 작품은 본래 서브테이블로 기능할 수 있는 구조지만, 이번에는 하나의 시점에서 응축된 밀도를 보여주고자 기능을 배제하고 수평으로 눕혀 설치했다.
‘어떻게 쓰이는가’보다 ‘어떻게 보이는가’에 집중한 선택이었다.
"Orbit"의 연결은 단순한 결합이 아니다.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구조는 흔들린다.
적절한 간격과 조율 속에서 고리들은 서로를 지지하며, 긴장과 여백이 만들어내는 리듬으로 공간을 채운다.
나는 그 거리감의 조형성에 주목하며, 관계라는 구조가 어떻게 성립되는지를 고리의 연결을 통해 시각화하고자 한다.

고리 사이의 적당한 거리에서 나는 관계의 모양을 배운다.
〈Orbit〉은 그 거리, 그 조율, 그 연결이 만들어내는 구조이자,
지금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서로를 지탱하고 있는지를 묻는 조형적 응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