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고 깨어나는 것의 표본>은 말 그대로 창생사멸의 샘플이자, 일시정지 상태로 포착한 변화의 찰나이다. 변화는 무언가가 죽거나, 손상, 소모 혹은 파괴됨과 동시에 관찰된다. 이는 죽음과 생명이 늘 맞닿아, 무언가 소실됨을 통해서만 다른 무언가가 탄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그 무엇도 물질로써는 소멸되지 않는다. 지구 상의 모든 것은 완전히 사라지거나 새로 생성되지 않는 똑같은 재료들을 가지고 끊임없는 유기적 변화를 만들어낸다. 인간의 신체또한 물질로써 이미 수 억번은 재활용 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이 행성으로부터 분리된 독립적 존재가 아닌 지구 그 자체이다. 현재의 의식으로 직접 경험하지 못할 긴 세월의 잠재력 안에는 오로지 하나의 생과 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중력에 의해 같은 점으로 끌어당겨지고 있는 하나의 덩어리로써의 우리는 수없이 변화라는 환생을 맞이하며 다른 모든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