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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Have No Idea How High I Can Fly
이예주
에폭시레진, 페이크퍼, 모래, 실리콘, 인쇄용지
22*5*40 cm
모든 것이 다른 모든 것이 되는 세계관은 지구의 사물들이 전부 물질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믿음에 기반한다. 이 세계관에서 등장하는 사건들은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생 이전부터 겪어왔고 앞으로도 겪게 될 긴 세월 동안의 역동적인 변화를 상기시키기 위해서 사물의 질서를 파괴하는 종교적인 이야기이다.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들 속 한 장면을 재현한 <You Have No Idea How High I Can Fly>는 일종의 종교상인 셈이다. 우리가 감각적으로 인식하는 이성적 현실이 이 세계의 전부가 아니라 그 너머에 신비적 세계가 존재한다고 일러주는 것은 현혹인 동시에, 현실의 질서에 갇힌 인간에 대한 연민에서 비롯된다.


깃털이 Y의 온 몸을 뒤덮고, 이젠 그의 입과 머리가 조금씩 꿈틀거리면서 변태하고 있었다. 입술의 표면이 단단하게 변하면서 동시에 뾰족하게 튀어나오는 입과 커진 입보다도 작게 줄어드는 뒤통수. Y는 무언가 찌르르거리는 소리를 계속 내고 있었지만 더 이상 사람 말은 할 수 없는 듯 했다. 그러다 일순간에 미묘하게 Y의 눈빛이 돌변했다. 눈의 모양새자체는 Y의 것이 분명했지만 그가 늘 지니고 있던 그늘지고 가엾은 느낌이 사라지고 약간은 멍해보이면서도 동시에 어딘가 신경이 곤두선 듯한 독특한 눈빛, 굳이 이를테면 원초적인 느낌이 났다. Y는 A쪽으로 향해있던 고개를 휙 돌려 거두더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몇 초쯤 지났을까, 푸드덕거리며 Y는 망설임도 없이 날아가버렸다. A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창문 앞에 멍하니 서, 저 멀리 날아가는 Y의 모습이 점처럼 되었다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그의 비행을 지켜보았다. - <나무가 의자가 되고, 손이 날개가 되고, 인간이 침대가 되는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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